물은 가장 저렴한 건강 투자다. 따로 돈이 들지도 않고 특별한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 효과는 피부, 몸, 기분, 집중력 등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물이 부족할 때보다 충분할 때 더 건강하게 기능한다는 것을 몸이 먼저 말해준다. 지금 내 책상 위 물병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건강 루틴이 유지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
마시는 물에도 기준이 필요했다
예전엔 물을 마시는 걸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목이 마르면 마시고 안 마르면 굳이 찾지 않았다. 커피나 차를 하루에 몇 잔씩 마시면서도, 정작 물은 하루에 한두 컵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피부가 건조해지고, 입이 자주 마르고, 집중력이 쉽게 흐트러지는 걸 느꼈다. 처음엔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이 모든 증상은 만성 탈수때문이었다. 수분 부족이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된 건 의외로 단순한 계기에서였다. 건강검진을 받은 날 의사가 말했다. “하루에 물 얼마나 드세요?” 대답하지 못했다. 그 질문이 꽤 낯설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물을 마시는 습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그제서야였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다. 그리고 물 부족은 눈에 띄게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갈증을 느낄 때는 이미 수분이 많이 빠져나간 상태라는 걸 알고 나니 마시는 물의 양에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물 섭취량, 정확히 얼마나?
적정 수분섭취량이 하루 2리터라는 말은 여기저기서 익히 들어봤지만, 모든 사람에게 정답일까? 조금 더 찾아보니 정확한 기준은 사람마다 달랐다. 몸무게, 활동량, 기후 조건에 따라 필요한 수분 양은 달라진다. 대략적인 계산법은 이랬다. "체중(kg) × 30ml = 하루 권장 수분 섭취량"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이라면 1.8리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순수한 물만이 아니라 음식, 과일, 수프, 커피 등 모든 수분을 포함한 총량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경우, 음식에서 20~30%의 수분을 섭취하므로 나머지 1.5리터 정도는 물로 직접 마시는 게 좋다. 나는 처음부터 하루 2리터를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컵 기준’으로 접근했다. 하루 8잔, 아침에 일어나서 1잔, 식사 전후로 1잔씩, 오후 업무 중간에 1잔, 운동 전후 1잔. 이런 식으로 나누니까 훨씬 실천하기 쉬웠다. 특히 아침 첫 물 한 잔은 몸을 깨우는 데 효과적이었고 오후엔 탄산수나 허브티를 활용해 지루하지 않게 수분을 보충했다. 또한 스마트폰에 물 마시기 알림 앱을 설치하고, 매 시간마다 알림이 울리게 설정했다. 억지로 마시려 하면 불편했지만 시간을 나누어 습관처럼 만들자 자연스럽게 물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하루 수분 섭취량을 눈에 보이게 기록하니 성취감도 생겼다.
물이 바꿔놓은 작은 변화들
물을 의식적으로 마시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몸이 덜 붓는 느낌이었다. 예전엔 얼굴이 자주 붓고 손발이 무거운 날도 많았는데,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니 오히려 체내 순환이 원활해졌다. 그 결과 소변 색도 맑아졌고 화장실 가는 횟수도 규칙적이었다. 또한 집중력이 좋아졌다. 물을 적게 마실 땐 이유 없이 머리가 무겁고 피곤했는데 물을 자주 마시자 뇌가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특히 오후 시간대에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졸음을 덜 느끼게 되었고, 업무 몰입도도 좋아졌다. 피부도 확실히 달라졌다. 건조했던 입술과 손등이 촉촉해졌고 트러블도 줄어들었다. 중요한 건 물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었다.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건 오히려 속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 하루에 조금씩 나눠 마시는 방식이 효과적이었다. 나는 이제 물병을 항상 책상 위에 두고 생활한다. 눈에 보이면 손이 가고, 손이 가면 마시게 된다. 그렇게 해서 하루 수분을 채운다.